예전 아주 예전에 한창 알바해서 모은 돈으로 구입했던 두번째 자전거, Scott Expert Racing 01년식.
제일 처음 산 잔차는 초딩때? 사주셨던 삼천리 성인용 자전거였는데 발이 잘 안닿았던 기억이 있고...
그 자전거를 어디선가 잃어버리고 나서는 아쉬운맘에 동네 자전거상에서 4만원인가 5만원에 중고 자전거를 사서 타던 기억도 난다.
그러다가 대학교 입학하면서 서울 자취생활이 시작되었고, 당시 MTB에 푹빠져있던 친구의 영향으로 나도 MTB를 사게 되었다.
그 첫 차는 중고로 샀던 삼천리의 Blackcat Signature였다.
지금 생각나는 스펙은......
더블버티드?라고는 하지만 무거웠던 프레임.
LX급 구동계.
샥이 아마 마니또 스프링이었던거 같고...
Formular 라는 이태리 디스크브렉이 달려있었는데...이거 부품 수급안되서 삼천리 본사까지 간 적도 있었고...(여전히 수급안됨)
이게 신품 100짜리였던 것을 중고로 50인가에 샀던 기억이 난다. 그거 가지고 많이 타고 다니곤 했었는데...
머랄까 Signature라는 모델명에 걸맞지 않는 무거운 무게, 부품 수급 어려움, 떨어지는 뽀대.. 등등으로 팔아버리고
당시 친구가 알아봐준 Scott Expert Racing을 중고로 샀던거 같다.
Scott 잔차는 당시 막 국내에 입소문이 퍼지던 단계였던 브랜드다. 한스MTB라는 강남 샵에서 정식수입처였던 제논스포츠에서 수입한 물량 모두를
싹쓸이하고, 홈페이지에서의 멋진 광고문구로 수많이 팔았던 것으로 기억난다. 당시엔 자전거 사이트가 Wildbike(왈바)한 곳으로 통일 되던 때 였는데..
그러고보니 요새 왈바는 망한듯..-_-
아무튼, 그 때 당시 트리플버티드 된 프레임이라며 너무 좋은 프레임이다 라고 하던 이 차를 샀다.
프레임 외에 눈에 띄는 부분은 딱히 없고,
당시 저가차의 유행이던 RST시리즈 샥이 달려있고, 구동계는 데오레급, 휠은 Weidermann이라는 듣보 브랜드에, 특이하게 타이어는 컨티넨탈이다.
참고로 타이어가 너무 질겨서.. 아직도 쓰고 있다...-_-...(그러고보니 10년째 쓰고 있네)
당시는 물론이고 지금도 나의 체력 및 스킬이 저질이기 때문에, 이 자전거만 해도 너무 넘치는 사양이다.
요새처럼 그때도 돈있는 분들은 카본부품, CNC 가공부품, 티탄 부품 등으로 도배질을 해 댔지만.. 돈도 없고 미안해서 그런짓은 못했는데...
딱 아쉬운게 3개 있었다.
1. 무거운 휠셋 : 자전거를 탈 때 무겁다 느끼는 것의 가장 큰 부분은 휠셋이다. 이 부분을 좀 가벼운 휠셋으로 바꾸고 싶었다.
(이렇게 하려면, 휠, 튜브, 타이어를 모두 바꿔야 한다.)
2. 구동계 업글 : 구동계가 데오라급이라 별달리 사용에 지장은 없지만.... 그래도 XTR은 안바라고 XT정도라도..라는 마음이 있었다.
(요새는 XTR이 최고등급이 아닌거 같더라....시마노 등급체계도 10년이면 바뀌는군..-_-)
3. 마지막으로 앞 샥 : 프리라이딩을, 다운힐을 할 것도 아니고 조용히 걍 천천히 달리는 스타일이지만... 이 앞샥이 불만이었다.
머...이건 그냥 성능도 성능이지만 나도 FOX라던지 ROCK SHOX 같은 멋진 브랜드의 샥을 달고 싶다는 허세도 일조 했고...
이런 소망이 있었지만 취업준비한다고 바쁘고, 취업하니까 또 바쁘고... 하던 중 내 자전거는 그냥 보일러실에 봉인된 상태였다.
그런데 올만에 제주에서 오신 그 분께서 아래 샥을 하사하고 가셨다.
마조찌 마라톤 SL 04
이 과분한 샥을 받아서, 달아보려고 알아봤으나 전용공구가 필요하다는 말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샵으로 가려고 하다가... 공임 아까움 + 나도 할 수 있지 하는 생각에... 어렵게 몇군데 사이트를 보고 따라해 보았다.
결과는 성공.
필요한 도구는 1자 드라이버, 렌치세트, 고무망치, 그리고 부은 간뗑이 정도 있으면 될거 같다.
<먼저 교체할 샥과 현재 달린 샥의 스티어링 튜브 길이를 잰다. 교체할 샥이 더 길면 상관 없지만, 짧으면....-_->
<스템캡을 푼다.>
<저기 안에 보이는게 바로 스타너트(해바라기)다. 이 부품이 샥을 고정시켜주는데.... 신품 샥에는 이게 없어서 박아줘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전용공구가 필요하다>
<스템의 볼트도 다 풀어서 핸들을 분리한다.>
<이 상태에서 저기 있는 WTB어쩌고 써있는 부분을 분해해 내야한다. 저 안에는 베어링이 들어있어 핸들 회전을 돕기 때문에, 충격은 주면 안된다.
사진에서와 같이 안쪽에 홈을 시계드라이버 등으로 뽑아내면 알아서 잘 빠진다>
<캡을 제거하고 안쪽 베어링이 보임. 이상태에서 샥을 아래로 빼 내면 된다.
이 전에 혹시 브레이크 라인을 분리하지 않았으면 제거하도록 한다.>
<뽑아냈뜸>
<위에 베어링이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아래에도 베어링이 있다. 이 베어링을 고정해주는 크라운레이스? 부분을 원래 샥에서 분리해줘야 한다.
대략 내 자전거처럼 10년 넘은 자전거라면.... 잘안빠지는데, 이 때 살살 드라이버를 대고 망치로 돌아가면서 치는 방식으로 뽑아내야한다.>
<크라운 레이스를 뽑아낸 후 새 샥에다가 잘 끼운다.>
<새 샥에 브레이크 암을 이식한다. 참고로 내 잔차는 아직 V브레이크다.>
<그리고 새 샥을 프레임에 조립한다. 조립은 분해의 역순>
<좀 있으면 팔려갈 RST 381 EL 샥. 스프링 + 엘라스토머샥이다>
예전부터 바라던 업글이 예정에 없이 진행이 되었다. 기쁘긴 한데 이 오일샥을 어떻게 돤리할까...걱정은 된다.
일단은 오늘 한강 좀 갔다가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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