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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오래된 세고비아 통기타 되살리기..

by smolee 2012.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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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제주도에 사는 친구가 서울로 온다고 한다. 

기타를 좀 쳐보고 싶다길래 통기타를 알아봤는데....사실 이전에 하나 구해다 놨는데 상태가 영 아니었다. 먼가 기본이 안되어 있는 느낌?(중국산이라 그럴수도 있다)


어쨌든 그 기타는 다시 처분하고... 이번에는 오래되었더래도 국산 기타로 알아보고 하나 업어왔다.

참고로 영등포역에서 기타를 받아서 집까지 오는데... 가방이 없어 손에 들고 오다보니 '거리의 악사의 기분'을 느낄수 있는 특별함이 있었다.



중고 통기타를 보는데에는 아래와 같은 점에 중점을 두면 된다.

1. 통이 깨진데가 없는지

2. 넥과 통이 접합되는 부분이 갈라지거나 떨어지진 않는지

3. 넥을 수평하게 봤을때 심하게 휘어짐이 없는지
    --> 마지막 플랫과 줄간 거리가 너무 높으면 안된다.

4. 넥의 휨을 조정할 수 있는 트러스 로드가 정상 작동하는지



이정도만 OK되면 나머지 부속품들은 없으면 사서 수리가 가능하다.




이번에 업어온 이 기타는 세고비아 브랜드이며, 정식 모델명은 SJ-92다. 

검색해봐도 너무 오래된 기타라서 모델 정보도 거의 없다. 대략 애쉬로 되어 있다는 것 밖에는.

요새 수선해서 파는 악기점에서는 7~9만원정도 부르는거 같고... 개인거래로는 2~3만원이면 구할수 있다. 

물론 운이 따른다면 아파트 분리수거함 옆에서도 구할 수 있다.




기타 상태는 아래와 같았다.


<스페이서(와셔)가 대부분 분실됨 -_->



<헤드머신은 녹슬어서 움직이기 힘듬>




<넥과 통 접합은 정상>




<모델명 SJ-92>





상태는 심각한 부분이 없고 모두가 교체나 손질로 원래 성능을 회복 가능한 상태이다.


그러면 이제 작업 시작.....




1. 기타 스트링을 모두 분리한다. 집에 펜치가 있으면 끊어버리는게 제일 좋고.... 아니면 걍 열심히 돌려서 푼다.

대부분 오래된 기타는 줄에 녹이 슬어 있으니 안 찔리게 조심한다. 파상풍 걸릴수도.








2. 헉....풀다보니 상현주(너트)가 떨어졌다. 이것은 나중에 접착부분을 깨끗하게 갈아내고 순간접착제로 붙인다.

만약 혹시 악기를 좀더 생각한다면 재질이 뼈(본)로 된 것으로 교체해주면 소리가 좋아진다 카더라.






3. 이 후 쇠로된 프렛에 낀 전주인들의 손때를 닦아 준다. 이 때는 라이터 기름 + 칫솔이 좋다 카더라.

난 담배를 안펴서 그냥 알콜로 닦음.




4. 브릿지(하현주)의 핀을 살살 잘 빼고, 녹슨줄을 다 걷어낸다.

오래된 기타면 뽑다가 핀이 부러지는 경우도 있는데, 핀하나 500원 정도 한다(낙원상가 기준)








5. 녹슨 프랫은 금속광택제를 약간만 묻힌 천으로 잘 닦으면 광이 살아난다.

금속광택제는 다이소 가면 싸게 구할 수 있다. 또는 자동차 컴파운드나....당구공 닦는 피칼로 해도 되고..








6. 헤드머신을 분리한다. 분리된 헤드머신의 윤활을 위해 기름류가 있으면 한방울씩만 떨구고 열심히 돌려준 후 휴지로 남은 기름을 닦아낸다.

그리고 금속광택제로 헤드며신을 닦으면 녹이 벗겨지긴 할텐데... 너무 힘들어서 빈티지한 멋을 살리기 위해 그대로 두었다.





7. 이제 다시 조립. 조립은 분해의 역순인데 아까 처음에 와셔가 없었기 때문에 이 부품은 따로 사서 끼워준다.

내 경우는 판매자가 같이 몇개 주셔서 다행히 번거로움이 없었음.





8. 이후 다시 헤드머신을 조립한다. 주의할 점은 여러번 수리가 되었던 기타의 경우 나사 구멍이 넓혀져서 고정이 안될 수 있는데...

이 떄는 목재보수용 메꿈제를 사서 바른후 굳으면 나사구멍을 약간 내서 고정하면 된다.




9. 그리고 기타관리의 무안단물격인 닥터덕스를 혹시 가지고 있다면, 천에 한두방울씩만 뭍혀서 기타 몸체를 닦아 준다. 눈부신 광택이 날 것이다.

더불어 지판도 취향에 따라 닦아 주던지 말던지 하면 된다.


지판에 닥터덕스가 스며들 경우, 소리 울림에 변화가 있다는 썰이 있다(메이플지판의 경우). 

이 기타의 경우에 아마도 몇십년동안 이런 관리를 받은 적이 한번도 없을테니 나는 그냥 닥터덕스로 닦아 준다.



<이게 닥터 덕스란 것인데......엎으면 대 참사가 발생한다.>




<저 아름다운 광택좀 보소>






10.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트링을 걸어준다. 

대략 보통 다다리오 또는 마틴을 쓰는거 같으나, 집에 있던 국산줄로 마무리 한다.

줄 걸 때, 이런 올드 기타의 경우에 아까 말한 것처럼 브릿지 핀이 약하거나 금가있는 경우가 많으니 너무 급한 조율은 위험하다.

브릿지핀을 잘 보면서 조금씩 장력을 거는게 좋을것 같다.


더불어, 새 줄은 튜닝이 계속 틀어지니...줄 걸고 손으로 줄 가운데를 꾹꾹 눌러서 인위적으로 줄을 좀 늘려주면

튜닝이 덜 틀어진다 (카더라)


그리고 줄 감고 남는 줄은, 혹시 모를 줄 끊어짐에 대비해서 둥글게 둥글게 마는 것이 좋은것 같더라.





11. 완성된 모습











12. 기타



2~30년전 기타는 세고비아와 삼익이 국내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세고비아는 아마 중국에 넘어간걸로 알고 있고....

삼익도 그닥 고급기타는 못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대신 희망적인 것은 아이유(...)의 덕분에 통기타 시장이 활성화되고, 규모는 작지만 많은 국내 중소업체가 생기고 있다는 것.


아무튼 2~30년 전이라도 당시 국내 기타가 지금 중국산 수입보다는 좋다.

주변에 기타 버리는 것이 있다면 한번쯤 다시 살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총 비용 : 기타 구입 2만원

스트링 5천원

접착제, 광택제 : 대략 3천원

닥터덕스 : 15000원정도

인건비 : 시간당 10만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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