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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지막히 핀 마지막 벚꽃, 종로 제일에너지 교육원에서..
"와, 이거 필름카메라야?" 그녀가 물었다. 캐논에서 나온 내 나이보다 오래된 1965년산 은색 카메라를 신기한듯 만져보며 뷰파인더에 눈을 갖다대었다가
이내 "잘안보여!"라며 내 손위에 카메라를 다시 내려놓는다. 이거 이제 니꺼야, 선물이라고. 하는 내 말에 다시 집어드는 그녀를 바라보며 스쳐지나갔던
많은 것들의 이야기를 주절거린다. 필름, 워크맨, 테이프, PC통신, LP판, 그리고 사라졌던 모든 것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덧 빈 책장에 놓여있는 그 옛날 카메라를 집어들고 먼지낀 뷰파인더에 눈을 대어본다. 그리고 너에게 가르쳐줬던 그 때를 떠올리며
렌즈의 초점링을 움직여 초점을 맞춰본다. 흐릿한 스플릿 속에 그대가 웃고있다. 그 때 그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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