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지금 내게 딱히 차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지는 않았지만,
나도 어느새 차라는 것이 있어야 할 것 같은 나이가 되어 버렸고..
차를 알아본게 한 3달은 된 것 같다.
차 후보를 뽑을 때 중요하게 본 것은
1. 가격
2. 연비
3. 잔고장 적은 차종 및 DIY 쉬운 차종
순이었는데.. 처음에는 마티즈를 생각하고 있었다.(또는 타 경차)
가격대는 100~300정도 사이니만큼 마티즈를 선택하게 되면 마티즈1이나 마티즈2까지밖에 선택 할 수 없다.
(사실 경차가 같은 시대 준중형/소형보다 비싸다-_-)
* 참고 : 마티즈2를 고를때는 CVT는 꼭 피해라. 마티즈2CVT를 타다간 갑자기 차가 멈춰서는 큰 사고를 겪을 수 있다
마티즈 등의 경차를 타면.. 우선 이전/등록비가 굳고(최소 10만원), 주차비도 반값, 톨게이트비도 반값, 세금도 적게 내고, 주유 지원도 받는다.
그런데 마티즈는 집안의 반대로 좌절...안전이 가장 큰 이유였다.
마티즈는 받히면 죽거나 중상이라고 하시는데... 굳이 부모님 마음에 심적인 부담을 드리기는 그래서....
소형차로 알아보았다.
소형차라고 해봤자 또 몇 종류 없다.(1000~1300CC)
대략 라노스, 베르나, 리오, 액센트, 아벨라, 프라이드(구)
그런데..이 레벨 차량들도 거의 선택의 폭이 없었다.
프라이드 같은 차는 내구성 좋고 연비도 좋고 정비성도 좋다지만 차가 너무 좀 오래됐고..
아벨라는 너무 부품구하기 힘들다고 하고..
리오는 좀 가격대가 높고
베르나도 가격대가 높으며 매물이 잘 없고,
라노스는..연비가 시망이란다.
(순전히 인터넷 검색한 내용들)
그래서 그나마 엑센트 밖에 없는데... 엑센트도 연비가 좋다고 해서 그런지
매물도 별로 없고 가격도 높다. 싼차들은 대부분 큰 사고가 났던 차들..
자 그래서 어쩔수 없이 또 한등급 올린다.
준중형...(1301 ~1800cc ??)
이 레벨로 가면 그나마 좀 고를 차들이 있다.
누비라, 아반떼, 세피아, 슈마, 스펙트라(별로 없군 -_-)
이 등급의 연식이 좀 된 중고차들이 아직도 많이 돌아다니는 이유는..
1. 우리나라 자동차세 구조상 1500cc까지가 제일 합리적?이라는 인식
2. 1300cc는 힘이 없고 1500정도는 되야 그나마 속안썩이고 잘 나가는 배기량
이라고 한다.
이 이상의 배기량 그레이드(1800CC이상~)의 경우 상대적으로 차량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예를 들면 아카디아. 혼다의 레전드를 들여와 조립생산한 차량인데..대략 300~400정도 하더라.(물론 상태는 모르지)
아니면 현대 마르샤...ABS와 듀얼에어백은 기본이었던 차량이다.
이런 고배기량 차들은 안그래도 기름을 많이 드시는데 연식이 되다보니 퍼드셔서 사람들이 타고 다니려 하지않고..
또한 수리비도 비싼 편이라 중고가격이 급격히 떨어지는 양태를 보인다.
물론 옵션은 빵빵하다. 전동시트에 ECM룸미러,ABS,듀얼에어백,TCS,ECS,CD체인저까지 있는 차량도 많지만...
나는 이런 차는 유지를 못할것 같다.
아무튼...그래서 선택은 두갈래로 나뉘었다.
1. 좀 오래된 준중형 중고를 산다.
2. B(us)M(etro)W(alk)로 버티다가 돈 모아서 새차를 지르던지,
그게 안되면 중고로 최소한 뉴프라이드 정도로 산다.
였는데... 내 차란걸 갖고싶다는 마음이 좀 더 컸던지 1번을 택했다.
사실 나는 무언가 살건 아니면서도, 알아보다가 그런 중에 이걸 사야겠다 하고 마음이 바뀌는 부류라...ㄷㄷ
어쨌든 그렇게 여러 사이트를 보던 중...
(내가 본 사이트는 다음과 같다 : 엔카, 중고나라, GS카넷, 벼룩시장, 교차로, 카즈)
사이트들을 대체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중 그나마 '보증이된다'는 장점이 있는 엔카 직영 차량만 검색하고 있었다.
어느날 눈에 들어온 차량. 바로 흰색 97년식 아반떼 수동.
킬로수는 20만이었는데...난 '킬로수 많아도 차만 잘 나가면 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바로 급히 전남 광주 영업소로 전화를 했다.
(사실...이런 생각이 얼마나 미친 생각인지는 판매 올려놓고 1주일만에 깨달을 수 있었다 -_-)
그리고 없는 시간 쪼개서 돈을 찾아들고 광주행 버스에 몸을 싣고.....
마침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에...전남방직? 이라는 공단안에 위치한 엔카 센터까지 가서 차를 보았다.
(사실 비오는날에 중고차 보는놈이 미친놈이다 -_-.... 참 한가지 좋은것은..차에 물이 새는지 안새는지는 확실히 체크된다)
내가 뭐 차에 대해서 알겠나..그냥 인터넷에서 나름 열심히 정리한 중고차 점검요령대로 하나하나 보고....
하체는 그날 카센타가 쉰다고 안띄워주더라...다만 좀 부식이 심해요 라는 말만 들었을뿐
<전남 광주 중고 매매상앞에서 차 구입후 첫 사진...므흣한 뒷태가 이쁘다>
아무튼 이곳저곳 살펴보고 나름 괜찮다고 판단하고, 부모님께 산다고 연락 드리고, 준비해온 인감을 가지고 구매를 했다.
난 보험료가 처음이라 100만원 넘게 나올것 같아 아버지의 가족보험으로 얹혀갔다.
그리고 대망의 첫 출발... 면허딴지 처음이니까 한.....10년만에 해보는 수동운전이다.
그날...광주시내에서 한 5번은 꺼졌던거 같다.
네비도 없는 데다가 비도 오고....무슨 생각으로 수동 몰고 첫 운전을 했는지...;
아무튼 다행히 고속도로로 올린 후에 부산까지 쓩 달려왔다.
대략 달릴때 떨림도 없고, 안정적으로 잘 달려 주었다. 잡음도 없고.
부산 진입 후 또 한 3번 시동 꺼지고.. 겨우 차 대놓고 뻗어 자다가
담날은 아버지 잘 아시는 카센터에 가져가서 맡겨놓고..(아버지가 운전 하시는데 아버지도 시동 꺼먹으시더군 ㅋㅋ)
그리고 추석에 내려와서 가져 가기로 하고 출근 때문에 다시 서울로~
추석이 지나고 수리가 된 차량을 끌고 서울로 올라왔다.
수리 내역은 라디에이터 녹발생 세척..대략 10마넌 나오고..
흡기계통 청소 및 불스원샷 넣는 정도로 해 줬다.
그런데 이거...
서울로 올라오니까 이건 머....-_-
아...
내가 미쳤구나
왜 수동을 샀을까...
하는 생각밖에 안들고.....ㅜㅜ
대략 서울 올려놓고 주말마다 파주, 원주 등등을 가끔 쏘다니곤 했지만...
운전은 내게 즐거움이 아니라 긴장과 짜증을 유발시키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
능숙해지면 해결되겠지만...돌발적인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 같고.....
그래서...도저히 이 차는 서울에선 안되겠다 결심을 하고 다시 엔카에 내놨다 -_-.. 다른 사이트에도 내놓고...
간혹 연락이 오긴 했는데 다들 깎아달란 얘기만...-_-....
아 뭐, 예의상 깎으려면 10만원 정도가 적당하지 않는가? 이건 머 50만원씩 깎아 달라고 하니...차값이 100초반인데!
'그럴 바엔 걍 폐차할거임. 님한테 안팜 ㄳ' 라는 말이 손가락 끝까지 나올려다가 마는 적이 몇번 있었다.
(특히 이건 엔카보다는 중고나라같은곳이 심했다...나이대가 어려서 그런가?)
그러다 한분이 10만원 깎은 가격에 산다고 해서 오셔서..(나보다 젊은 분임)
이리저리 보고 담날 와서 계약까지 하기로 하고 갔는데......
담날 연락 두절.....연락하니 '이빨이 나가서 돈이 급하게 필요해서요...;'
'-');;;
믿자..믿어야지..
그후 또 한참동안 소식이 없다가.....
광명시에 사시는 아저씨가 오셔서 이리저리 보다가 10만원 깎은 가격에 가져가셨다. 야밤에.
본네트에 대고 계약서까지 다쓰고, 대금 다 받고....
그런데 다음날....연락이 왔다..정확히 아침 8시 10분, 출근 준비하느라 바쁜 내게...
'차가 많이 떨리네요.....신나를 땐거 같은데....'
'ㅍ');;;;
아니....차 떨면 그냥 환불해달라고 해......신나 때지도 않은(아 내 앞주인은 모르겠다) 내게 왜 자꾸 넋두리를 하냐....
난 전주 -부산 -서울 오기까지 떨림은 느끼지도 못했는데.....내가 빙군가?
백마넌 조금 더하는 중고차에 대체 뭘 바라시는 것일까....
그래...짜증나서 걍 차 다시 몰고오시라고 하고....
기름값 빼고 돈 다시 드렸다...사실 뭐 중고거래는 팔고나면 땡이라지만 특히 중고차는....
걍 돈 백 얼마 때문에 피곤해지고 싶지 않았던게 그때 마음이라....
<큼지막한 초보운전, 서울사람들은 초보를 더 공격하는 습성이 있다는 것을 발견>
아무튼...그러다가 '역시 20만넘은 그것도 수동차는 절대 안팔리는건가...'하며 포기하고 있는데
수출차 업자가 연락이 옴.
수출차 업자에게 차를 팔때 장단점은 다음과 같다.
장점 : 돈을 많이 쳐준다. 나중에 팔고나서 잡음이 없다(차량 말소됨)
단점 : 무사고여야함. 나중에 차를 인천 선적장에 대놓고 가격 깎아달라고 진상짓하는 경우가 좀 있음(주의)
그러나 수출차 하시는 분 오시더니 차밑을 보고 하시는 말씀.
'이차 수출 못해요. 밑이 터져서'
[그....그럼 어떻게 해야 한단 말씀이신지]
샵 사모님도 옆에서 연장을 들고 어시스트 하는 모습을 보며 예상보다 더 고난이도 작업임을 알 수 있다
뜨거운 열에 차량 하부가 블로우가 생기지 않을까.......
서서히 걱정이 앞서기 시작한다
"사장님 수고스럽지만 작업시간을 저녁7시 전까지 끝내주셔야 합니다 "
"아놔~~~ 7시? 이런 히밤 이딴 작업 7분이면 끝내 쉑꺄 ~~~ "
그리고 이 신발넘아 왜 자꾸 간판집에 와서 차를 맡기구 x랄이냐~~~ 어 ~~
제발 카센타가서 x랄을 허든 말든 하라고 ~~~"
옆에서 어시스트를 하시던 사모님도 한마디 하신다 오랜 작업에 힘드셨던 모양이다
"4만7천언 나왔고요 담부터 작업 같지도 않은 작업으로 예약하지마세요"
"네 -_-;;
샵을 빠져나오며 근처 지하도로 달렸다
어두운 곳에서만 하이퍼포먼스 튜닝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기에 지하도에 쎄우자마자
내 구아방의 앞 번호판 녹네온 스위치를 켰다
그래 ! 바로 이거다
남들은 유행지났다고 한물갔다고 이제는 튜닝을 잘 안하지만
내가 누군가 난 구아방 오너다
유행의 트렌드를 미리 예감하고 남들보다 한 템포 치고나가는 그래야 이 바닥에서 시선을 받을 수 있는
그래야 진정한 본좌가 되는 것이다
"대세는 복고풍이다 "
14. 튜닝과 자판기 커피를 사랑하는 난 구아방 오너다
오늘은 며칠전에 작업을 한 내 애마의 써스를 테스트 하는 날이다
스폰서가 없어 운전석 스프링만 작업을 했지만 내 구아방은 잘 길들여질것이다
공도에 들어스니 내 구아방의 엔드머플러가 요동을 친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내가 존경하는 마허형의 전매특허인 나이프 구멍 (칼 질 -_-;;)을 내 애마에
테스트 하는 것이다
테스트에 앞서 테스트 b.g.m (빽 그라운드 뮤직 ㅡ,ㅡ;)으로 코요테의 순정을 택했다
볼륨을 최대로 올리고 뒷 창문까지 전부다 내리는 건 구아방 오너로서 애마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라는
샵 형님의 말이 새삼느껴진다
2차선으로 달리는 나의 애마 앞에 좌석버스가 가로 막는다
빽그라운드 뮤직이 활짝 열어둔 창으로 활활 날아가는 모습이 너무도 알흠답다
이 맛에 공도에서 운전을 하는구나 ..........................
악셀을 최대한 밟고 좌석버스 뒤로 최대한 다가갔다
어느 쪽으로 칼질할지 그건 스티어링을 잡은 내 손도 모른다
내 구아방이게도 이런 긴장감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한다
구아방오너에게 방향을 정해놓고 칼질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
진정한 칼질의 참 맛은 꼴리는데에서 나오는 라이브인 것이다
룸미러로 뒤를 대충확인을 하고 1차선으로 그대로 스티어링을 돌렸다 (빽 미러까지 확인은 스릴이 없다)
타이어의 슬립과 함께 내 구아방이 대각선으로 순식간에 1차선으로 변경이 된다
고속의 속도에서의 칼질이라 바로 내 앞에 달리던 앞 차에 빠르게 다가간다
브렘보 스티커가 붙여진 브레이크 페달을 살짝 밟아주며 이 스릴을 좀 더 느낀다
뒤에 차에서 경적과 하이빔이 동시에 날아오고 창문밖으로 손가락질을 하며 뭐라고 하는 거 같다
아마도 내 애마의 나이프 구멍에 감동을 받은 모양이다
내가 누군가 튜닝과 자판기 커피를 사랑하는 구아방 오너가 아닌가
'나도 창문 밖으로 엄지 손가락을 들어줬다'
<계기판 모습. 아직 불 나간데 없이 쌩쌩하다. 20만킬로 동안..어떤 사람들이 이차를 타고 어디로 가서 어떤 기억을 남겼을까>
*참고사항 : 중고차를 사고 팔며 알았으면 하는 점들을 써봅니다.
1. 차량은 천천히 시일을 들여서 차분히 알아볼것.
2. 되도록 옵션 많은차를 고를것
3. 되도록 ABS, 에어백 있는 차량이면 좋음
4. 자기 명의가 아닐때 필요한 인감은 반드시 비고란에 사용용도를 명시하여 건네줘야 한다.(가산 거덜날 수도 있음)
5. 개인간 거래시, 명의가 자기 명의가 아닌경우 필요서류
A. 살때 : 위임장(관용서식), 인감서류, 인감찍힌 양도양수계약서, 보험가입증서, 자동차등록증
B. 팔때 : 인감서류, 인감찍힌 양도양수계약서, 자동차등록증.
기타 관공서에 따라 지방세 완납필증을 요구하는 곳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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