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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며..

회식..업무의 연장?

by smolee 2011.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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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팀 회식이 있었습니다. 인사 이동으로 몇 분이 새로이 저희 팀으로 이동해 오셨기에 환영식을 겸하기도 했고, 그 동안 회식이 없었거든요. 
물론 저야 그 동안 좋았지만(사실 저는 열렬한 금주주의자 비슷합니다. 먹을때야 먹지만서도)

회사에 들어와서 회식이란 걸 처음 한 그 순간은 결코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일종의 문화적 충격이라는 표현까지도 가능하겠군요.
그 몸에도 좋지 않은(그렇다고 만사에 몸 건강 생각하는 사람도 아닙니다만..) 소주를 원샷하는 것도 모자라서 맥주를 말고....(만다는 표현도 처음 알게 되었죠)

회사의 회식을 통해 느낀점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대충 추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술먹으면 본성이 나온다더니...

그렇습니다. 술먹으면 본성이 나온다는 말을 정확하게 몸으로 체감했습니다.
장난 수준이지만 손이 나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하대는 기본이요 욕설이 나오는 분도 있습니다.
여린 가슴에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겠습니까..(-_-;)
대학교때도 주로 동기들과 술자리를 같이하였을 뿐, 웃어른과도 한잔 한잔 좋은 말 오가며 술을 먹었던 저로서는 이해가 안가는 장면이었죠.
아마 일하면서 쌓인 스트레스가 많아서 그렇겠지 하면서 이해하려 애쓰지 않고, 흘려 넘깁니다.



2. 억지로 먹이는 분위기는 정말...

직장에 다닌다는 것은, 막내든 중참이든 고참이든 사회적으로 성인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성인이라면 자신의 주량은 자기가 컨트롤 하는게 맞죠.
이러한 상식적인 생각을 무시하고, 억지로 먹게하거나 먹어야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술문화는 이제 사라질 때가 한참 지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90년대 TV 드라마에서 직장인들 나오면 '마셔~'하는 장면이 21세기 글로벌시대라는 지금까지 이어진다는게... 좀 이해가 안됩니다.
자신의 주량 이상으로 먹어야 하고, 눈치 봐야 하고, 그런 후에 숙취로 띵한 머리로 다음날 출근해서는 하루를 멍한 상태로 보내 버리고..
이게 과연 회사, 직원 대체 누구에게 이익일까요..


3. 술자리에서도 예의는 지켜야..

1번과 연관되는 내용인데, 아무튼 어떤 자리에서던지 예의는 지켜야 하겠습니다.
술 자리 분위기가 올랐다고 해서, 지나치게 사적인 질문이라던지 당사자가 기분 나쁘다고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해서는 안되는게 상식이겠죠.
아, 물론 제가 어제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해서 쓰는건 불평하는 건 아닙..(맞을수도...사실 좀 기분은 더럽네요 -_-)


4. 우리 끼리 스트레스 받을 필요 있을까..?

을의 입장에서, 고객과의 업무 처리 중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평소에도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는데... 구성원 끼리 서로 화합하자고 모인 회식자리에서 까지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받을 필요가 있을까요
남의 돈 벌어 먹기는 정말 힘듭니다만, 이런 자리에서 까지 더 힘들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이런 회식문화가 좀 더 긍정적으로 바뀌었으면 좋겠고...회식 대신 볼링, 연극관람,...이런 활동으로 정착되는 것은 힘들까요?
(여성분들 많은 회사는 이런 문화가 일반적이라고 들어서 매우 부러웠습니다-_-)


쓰다보니... 항상 이 카테고리에 글 쓰고나면 드는 생각이지만
'이건 너무 상식적인 건데...이런걸 글로 쓰고있는 내가 한심하다'는 생각이 또 슬슬 드네요...
가끔은 내가가진 '상식'이란게 나만의 상식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만큼, 참 회사라는 곳은 아리송하네요.

그래도, 환경이 그렇다고 해도 그 환경에 매몰되어버리는, 그래서 '이게 당연한거구나'라고 뭍혀 살지 않기 위해서
생각날 때마다 잊지말고 기록해 둬야 겠습니다.

숙취로 깨질 것 같은 머리를 부여잡고... 오늘의 일기 끝.

PS) 경력으로 오신분 중에 아예 처음부터 '전 술 못합니다'라고 하시는 분이 있으신데...정말 진심으로 감동했습니다 그 용기에.
난 왜 저런 용기도 없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조금 자신이 한심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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