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習作3

Scene #3 별로 머리에 신경을 쓰지않고 항상 블루클럽류의 남성 전용 미용실에 다니던 나를 끌고 그녀가 향한 곳은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동네의 미용실이었다. 미용실 앞에는 작은 그릇에 사료가 담겨 있었는데 미용실 주인이 동네 고양이를 위해 사료를 담아놓는다고 했다. 의자에 앉아, 어울리게 해 달라고 하고 머리를 깎는동안 눈을 감았다. 그녀는 앉아서 잡지를 보고 있었다. 잠시후 머리를 감고, 산뜻한 모습으로 어색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잘 깎았네" 그리고도 계속, 이제는 약간은 슬픈 표정으로 주인이 얘기한다. 건물주가 신축하기로 한 바람에, 다른 곳으로 가야한다고. 어디로 가던지, 멀지 않다면 다시 찾아가기로 하고 마지막으로 머리를 깎았다. 시간은 흐르고 사람들은 떠난다. 마치 이 미용실이 사라지면 예전 이 자리에.. 2014. 9. 16.
Scene #2 어떻게 그렇게 되었던 것일까? 잘 기억도 나지 않던 그 날, 그녀의 집을 방문하게 된 연유는 우습게도 그녀의 노트북이 문제를 일으켜서 였다.같이 자전거를 몇 번 탄 정도, 메신저로 얘기를 약간 나누던 정도로 알고 지내던 그녀의 노트북이 고장이 났다고 했고,당시에도 남의 일에 손 거들고 나서기 좋아하던 나는 결국 그녀의 집을 방문하게 된 것이다. 손에 윈도우98이며, 윈도우 2000이며 CD 몇장을 쥐고 낙성대역 그녀의 집을 향했다. 현관문을 열자 방은 좁았고, 현관에는 자전거가 세워져 있었다. 눈을 돌려 위를 보니, 빨랫줄에 옷가지가 널려있는 것이 보여 급히 시선을 아래로 숙였다. "이건데요, 고칠 수 있겠어요?" 그녀가 내밀은 노트북은 당시로서도 참으로 오래되었던 센스 S600 시리즈였다. 아마도 펜티.. 2014. 9. 1.
Scene #1 그녀의 회사는 서울역과 서소문 사이에 있었다. 나는 그녀를 만나기 위해 미아삼거리에 있던 내 자취방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전철역까지 간 후, 4호선을 타고 정확히 10개 역을 거쳐 서울역에 내렸다. 그리고 603번을 갈아 타고 한국경제신문사 정류소 앞에 내렸다. 나는 학생이었고, 그녀는 직장인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 높다란 빌딩앞에 당당히 서있지 못하고, 건너편 공원에서 그녀를 기다리곤 하였다. 주변으로는 전철인지 기차인지가 자주 다녔고, 그 때마다 차단기는 땡땡땡 소리를 내면서 지나가는 차들을 막곤 했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의 나는 그냥 그렇게 지나가는 기차를 보다가, 또는 건너편에 있던 커다란 재수생 학원을 들락거리는 무거워 보이는 가방을 짊어진 늙은 학생들을 보다가, 문자를 보내면서 그녀를 기다리고.. 2014.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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