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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Car/구아방(아반떼 J2)

나를 스쳐간 짧은 첫 차 이야기(아반떼 97년 수동)

by smolee 2010.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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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구입했다.

솔직히 지금 내게 딱히 차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지는 않았지만,
나도  어느새 차라는 것이 있어야 할 것 같은 나이가 되어 버렸고..

차를 알아본게 한 3달은 된 것 같다.
차 후보를 뽑을 때 중요하게 본 것은

1. 가격
2. 연비
3. 잔고장 적은 차종 및 DIY 쉬운 차종

순이었는데.. 처음에는 마티즈를 생각하고 있었다.(또는 타 경차)
가격대는 100~300정도 사이니만큼 마티즈를 선택하게 되면 마티즈1이나 마티즈2까지밖에 선택 할 수 없다.
(사실 경차가 같은 시대 준중형/소형보다 비싸다-_-)

* 참고 : 마티즈2를 고를때는 CVT는 꼭 피해라. 마티즈2CVT를 타다간 갑자기 차가 멈춰서는 큰 사고를 겪을 수 있다

마티즈 등의 경차를 타면.. 우선 이전/등록비가 굳고(최소 10만원), 주차비도 반값, 톨게이트비도 반값, 세금도 적게 내고, 주유 지원도 받는다.
그런데 마티즈는 집안의 반대로 좌절...안전이 가장 큰 이유였다.
마티즈는 받히면 죽거나 중상이라고 하시는데... 굳이 부모님 마음에 심적인 부담을 드리기는 그래서....

소형차로 알아보았다.


소형차라고 해봤자 또 몇 종류 없다.(1000~1300CC)
대략 라노스, 베르나, 리오, 액센트, 아벨라, 프라이드(구)

그런데..이 레벨 차량들도 거의 선택의 폭이 없었다.
프라이드 같은 차는 내구성 좋고 연비도 좋고 정비성도 좋다지만 차가 너무 좀 오래됐고..
아벨라는 너무 부품구하기 힘들다고 하고..
리오는 좀 가격대가 높고
베르나도 가격대가 높으며 매물이 잘 없고,
라노스는..연비가 시망이란다.
(순전히 인터넷 검색한 내용들)

그래서 그나마 엑센트 밖에 없는데... 엑센트도 연비가 좋다고 해서 그런지
매물도 별로 없고 가격도 높다. 싼차들은 대부분 큰 사고가 났던 차들..

자 그래서 어쩔수 없이 또 한등급 올린다.
준중형...(1301 ~1800cc ??)
이 레벨로 가면 그나마 좀 고를 차들이 있다.

누비라, 아반떼, 세피아, 슈마, 스펙트라(별로 없군 -_-)
이 등급의 연식이 좀 된 중고차들이 아직도 많이 돌아다니는 이유는..

1. 우리나라 자동차세 구조상 1500cc까지가 제일 합리적?이라는 인식
2. 1300cc는 힘이 없고 1500정도는 되야 그나마 속안썩이고 잘 나가는 배기량

이라고 한다.


이 이상의 배기량 그레이드(1800CC이상~)의 경우 상대적으로 차량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예를 들면 아카디아. 혼다의 레전드를 들여와 조립생산한 차량인데..대략 300~400정도 하더라.(물론 상태는 모르지)
아니면 현대 마르샤...ABS와 듀얼에어백은 기본이었던 차량이다.

이런 고배기량 차들은 안그래도 기름을 많이 드시는데 연식이 되다보니 퍼드셔서 사람들이 타고 다니려 하지않고..
또한 수리비도 비싼 편이라 중고가격이 급격히 떨어지는 양태를 보인다.
물론 옵션은 빵빵하다. 전동시트에 ECM룸미러,ABS,듀얼에어백,TCS,ECS,CD체인저까지 있는 차량도 많지만...
나는 이런 차는 유지를 못할것 같다.


아무튼...그래서 선택은 두갈래로 나뉘었다.
1. 좀 오래된 준중형 중고를 산다.
2. B(us)M(etro)W(alk)로 버티다가 돈 모아서 새차를 지르던지,
그게 안되면 중고로 최소한 뉴프라이드 정도로 산다.
였는데... 내 차란걸 갖고싶다는 마음이 좀 더 컸던지 1번을 택했다.

사실 나는 무언가 살건 아니면서도, 알아보다가 그런 중에 이걸 사야겠다 하고 마음이 바뀌는 부류라...ㄷㄷ



어쨌든 그렇게 여러 사이트를 보던 중...
(내가 본 사이트는 다음과 같다 : 엔카, 중고나라, GS카넷, 벼룩시장, 교차로, 카즈)
사이트들을 대체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중 그나마 '보증이된다'는 장점이 있는 엔카 직영 차량만 검색하고 있었다.

어느날 눈에 들어온 차량. 바로 흰색 97년식 아반떼 수동.
킬로수는 20만이었는데...난 '킬로수 많아도 차만 잘 나가면 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바로 급히 전남 광주 영업소로 전화를 했다.
(사실...이런 생각이 얼마나 미친 생각인지는 판매 올려놓고 1주일만에 깨달을 수 있었다 -_-)

그리고 없는 시간 쪼개서 돈을 찾아들고 광주행 버스에 몸을 싣고.....
마침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에...전남방직? 이라는 공단안에 위치한 엔카 센터까지 가서 차를 보았다.
(사실 비오는날에 중고차 보는놈이 미친놈이다 -_-.... 참 한가지 좋은것은..차에 물이 새는지 안새는지는 확실히 체크된다)

내가 뭐 차에 대해서 알겠나..그냥 인터넷에서 나름 열심히 정리한 중고차 점검요령대로 하나하나 보고....
하체는 그날 카센타가 쉰다고 안띄워주더라...다만 좀 부식이 심해요 라는 말만 들었을뿐

<전남 광주 중고 매매상앞에서 차 구입후 첫 사진...므흣한 뒷태가 이쁘다>


아무튼 이곳저곳 살펴보고 나름 괜찮다고 판단하고, 부모님께 산다고 연락 드리고, 준비해온 인감을 가지고 구매를 했다.
난 보험료가 처음이라 100만원 넘게 나올것 같아 아버지의 가족보험으로 얹혀갔다.



그리고 대망의 첫 출발... 면허딴지 처음이니까 한.....10년만에 해보는 수동운전이다.
그날...광주시내에서 한 5번은 꺼졌던거 같다.

네비도 없는 데다가 비도 오고....무슨 생각으로 수동 몰고 첫 운전을 했는지...;

아무튼 다행히 고속도로로 올린 후에 부산까지 쓩 달려왔다.
대략 달릴때 떨림도 없고, 안정적으로 잘 달려 주었다. 잡음도 없고.

부산 진입 후 또 한 3번 시동 꺼지고.. 겨우 차 대놓고 뻗어 자다가
담날은 아버지 잘 아시는 카센터에 가져가서 맡겨놓고..(아버지가 운전 하시는데 아버지도 시동 꺼먹으시더군 ㅋㅋ)
그리고 추석에 내려와서 가져 가기로 하고 출근 때문에 다시 서울로~


추석이 지나고 수리가 된 차량을 끌고 서울로 올라왔다.
수리 내역은 라디에이터 녹발생 세척..대략 10마넌 나오고..
흡기계통 청소 및 불스원샷 넣는 정도로 해 줬다.


그런데 이거...
서울로 올라오니까 이건 머....-_-
아...
내가 미쳤구나
왜 수동을 샀을까...


하는 생각밖에 안들고.....ㅜㅜ

대략 서울 올려놓고 주말마다 파주, 원주 등등을 가끔 쏘다니곤 했지만...
운전은 내게 즐거움이 아니라 긴장과 짜증을 유발시키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
능숙해지면 해결되겠지만...돌발적인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 같고.....

사실...마트 주차장도 마음놓고 못올라가고..
북악 팔각정은 꿈도 못꾸는데.....어쩌겠는가

<그래도 문열림/닫힘 자동이었던>


그래서...도저히 이 차는 서울에선 안되겠다 결심을 하고 다시 엔카에 내놨다 -_-.. 다른 사이트에도 내놓고...
간혹 연락이 오긴 했는데 다들 깎아달란 얘기만...-_-....

아 뭐, 예의상 깎으려면 10만원 정도가 적당하지 않는가? 이건 머 50만원씩 깎아 달라고 하니...차값이 100초반인데!
'그럴 바엔 걍 폐차할거임. 님한테 안팜 ㄳ' 라는 말이 손가락 끝까지 나올려다가 마는 적이 몇번 있었다.
(특히 이건 엔카보다는 중고나라같은곳이 심했다...나이대가 어려서 그런가?)


그러다 한분이 10만원 깎은 가격에 산다고 해서 오셔서..(나보다 젊은 분임)
이리저리 보고 담날 와서 계약까지 하기로 하고 갔는데......
담날 연락 두절.....연락하니 '이빨이 나가서 돈이 급하게 필요해서요...;'

'-');;;

믿자..믿어야지..



그후 또 한참동안 소식이 없다가.....
광명시에 사시는 아저씨가 오셔서 이리저리 보다가 10만원 깎은 가격에 가져가셨다. 야밤에.
본네트에 대고 계약서까지 다쓰고, 대금 다 받고....

그런데 다음날....연락이 왔다..정확히 아침 8시 10분, 출근 준비하느라 바쁜 내게...
'차가 많이 떨리네요.....신나를 땐거 같은데....'

'ㅍ');;;;

아니....차 떨면 그냥 환불해달라고 해......신나 때지도 않은(아 내 앞주인은 모르겠다) 내게 왜 자꾸 넋두리를 하냐....
난 전주 -부산 -서울 오기까지 떨림은 느끼지도 못했는데.....내가 빙군가?
백마넌 조금 더하는 중고차에 대체 뭘 바라시는 것일까....

그래...짜증나서 걍 차 다시 몰고오시라고 하고....
기름값 빼고 돈 다시 드렸다...사실 뭐 중고거래는 팔고나면 땡이라지만 특히 중고차는....
걍 돈 백 얼마 때문에 피곤해지고 싶지 않았던게 그때 마음이라....

<큼지막한 초보운전, 서울사람들은 초보를 더 공격하는 습성이 있다는 것을 발견>



아무튼...그러다가 '역시 20만넘은 그것도 수동차는 절대 안팔리는건가...'하며 포기하고 있는데
수출차 업자가 연락이 옴.

수출차 업자에게 차를 팔때 장단점은 다음과 같다.
장점 : 돈을 많이 쳐준다. 나중에 팔고나서 잡음이 없다(차량 말소됨)
단점 : 무사고여야함. 나중에 차를 인천 선적장에 대놓고 가격 깎아달라고 진상짓하는 경우가 좀 있음(주의)

그러나 수출차 하시는 분 오시더니 차밑을 보고 하시는 말씀.
'이차 수출 못해요. 밑이 터져서'
[그....그럼 어떻게 해야 한단 말씀이신지]

'차는 깨끗하니까 내수로 파세요 근데 수동이라 안팔리겠네. 폐차할꺼면 45까지 드릴테니 연락 줘요'


;ㅁ;



이때쯤 되서 난.. 싸다고 해서 20만 넘은 수동차를 사버린 날 저주하기 시작했다.
집에서도 괜히 수동차 사서 운행도 못하고 세워두는 내게 화살이 날아들었고..
회사에서도 좀 웃기는 놈이 됨 ^^..





아 씨...그냥 이걸 눌러?(폐차를 한다는 뜻) 눌러버리고 45만원 받고 돈 보태서 중고 오토차로 살까...

하던 생각을 하다가.......불현듯 떠오른 아이디어


[아..세계 어디엔가엔 오토차를 샀다가 만족을 못하고 연비 좋은 수동차로 바꾸고 싶어하는 착한 사람이 있을꺼야]
--진짜 불굴의 한국인이다 젠장...-_-.. 사실은 돈이 아까운 거였음..

그래서 또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
검색어는
'아반떼 수동 대차'
유사 검색어로는 '아반떼 = 아반테 = 구아방 = 구아반떼 = 구형아반떼'
'수동 = 스틱'
등이 있다.

어쨌든...매일 하루 10분정도 검색을 하고 있노라니...드디어 몇개의 글이 떴고...
최종적으로 아벨라 1.3오토 96년식과, 아반떼 95년식 오토와 연락을 했다.

아벨라 1.3오토는...앞에서도 말한것처럼 연비는 좋긴한데....
승차감이랑 부품수급 힘든점때문에 제외하고
아반떼 95년식 오토와 대차하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구형 아반떼는 정말 디자인적으로는 이쁘다고 생각한다. 요즈음 플루이딕 스컬프처? 를 표방하는 디자인보다 부드럽고 좋은듯..>



날 잡아서 용인 기흥까지 가서,
차를 바꾸고, 이후에 등록하기로 하고,
보험 이전하고,
차를 몰고 왔다..수동 구아방이를 뒤로한채

그리고 지금 이시각 새 아반떼는 집에 있고,
내일은 등록을 하러 갈 예정이다(내 등록비...ㅜㅜ)


한 4~5개월 동안... 차를 마련하고, 사자마자 또 바꾸느라 엄청 신경도 많이 썼고..
나름대로 그 와중에 여러가지도 느끼고 경험했다..

2달여동안 잘 달려준 수동 아반떼가 또 경기도 어디에선가 별 일 없이 잘 달렸으면 하는 마음이다.

참...재밌는 얘기 하나 (사실 구형 아반떼 = 구아방 하면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별로 인식이 좋지않다...-_-)






<계기판 모습. 아직 불 나간데 없이 쌩쌩하다. 20만킬로 동안..어떤 사람들이 이차를 타고 어디로 가서 어떤 기억을 남겼을까>




*참고사항 : 중고차를 사고 팔며 알았으면 하는 점들을 써봅니다.

1. 차량은 천천히 시일을 들여서 차분히 알아볼것.
2. 되도록 옵션 많은차를 고를것
3. 되도록 ABS, 에어백 있는 차량이면 좋음
4. 자기 명의가 아닐때 필요한 인감은 반드시 비고란에 사용용도를 명시하여 건네줘야 한다.(가산 거덜날 수도 있음)
5. 개인간 거래시, 명의가 자기 명의가 아닌경우 필요서류
A. 살때 : 위임장(관용서식), 인감서류, 인감찍힌 양도양수계약서, 보험가입증서, 자동차등록증
B. 팔때 : 인감서류, 인감찍힌 양도양수계약서, 자동차등록증.
기타 관공서에 따라 지방세 완납필증을 요구하는 곳도 있음.











이하 옛 아반떼의 사진들을 남겨놓습니다.

<옆에 붙어있는 스티커는 현대차 50주년 스페샬 에디션 표시...머 별달리 특별한 옵션이 있는건 아님. 97년식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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